발효신문 정수진기자

임신과 출산 그리고 조기진통 (부제: 내겐 너무나도 힘든 임신과 출산 1)

세상에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있겠냐만 엄마가 되는 것만큼 내게 어렵고 험난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내게 있어 육아는 아기를 품었던 시기를 빼놓고는 이야기하기가 힘들기에 임신했을 당시부터 시작해 볼까한다.

난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고 몸이 약한 편이었다. 키도 크고 또래 아이들보다 발육상태도 좋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지나치게 냉한 체질과 예민한 성격으로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1년에 몇 번 씩 40도를 넘나드는 열감기를 앓았고 만성변비, 만성두통, 만성빈혈, 위염, 역류성 식도염, 수족냉증 그리고 기흉 등 남들 다 한다는 '만성'질환은 늘 달고 사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었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려니 덜컥 겁이 났다. 이런 만신창이(?) 몸으로 아기를 품게 되면 과연 내 몸이 견딜 수 있을지 그리고 아기는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지 등등 오만가지 상상이 들면서 무조건 건강해져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임신을 계획하기 전부터 인스턴트 안먹기, 꾸준히 운동하기, 명상하기 등등 건강한 몸으로 아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게 시작했다.

각종 출산 및 태교에 관한 서적을 참고로 하며 엄마 되기(?)를 준비하다가 아닮(태명)군을 뱃속에 품은 순간부터는 집착적으로 인터넷과 육아서적의 각종 정보들을 긁어모으며 건강한 아기를 만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었다.

입덧은 유전이라던가...?

외할머니와 친정엄마는 입덧이 심한 편이셨는데 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임신 5주차부터 시작된 입덧으로 하루 종일 물도 못 삼킨 날도 있었으며 그로 인해 빈혈과 현기증 그리고 엄청난 변비로 고생했다. 이때 유인균으로 발효한 유청이 도움이 되었었는데 (유청은 우유에 유인균과 설탕, 천일염을 넣고 발효시킨 뒤 분리된 물) 우유를 유인균으로 발효시키면 뜨는 건더기는 유인균 요거트로 과일과 함께 먹거나 조금 더 수분을 빼고 굳혀서 치즈로 만들어도 되는데 이때 남는 액체는 버리지 말고 꼭 드시는게 좋다. 왜냐면 이것이야 말로 진짜 보약- 엑기스니까-

유청에는 유산균을 비롯한 각종 유익균들과 효소들이 넘쳐나기에 소화가 잘 안되거나 변비가 심할 때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 더구나 이렇게 유인균을 통해 우유를 발효시키면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섭취하기 힘든 분들도 유제품을 섭취에 도전할 수 있다.

허나, 아기를 만난 기쁨과 함께 찾아온 입덧은 배가 불러와도 사라지지 않았고 거의 먹지 못한 상태로 아기를 품다보니 면역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양쪽 사랑니 잇몸이 부어 편도까지 타고 들어가 2차례에 걸친 잇몸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이때 임신 중 처음으로 일주일치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었는데 수년전 기흉 수술 후 한 달 간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어 항생제의 무서움을 알기에 임신 전부터 먹어오던 유인균을 좀 더 증량해서 먹었다.

항생제는 병원균을 비롯한 유해균을 죽이지만 동시에 유익균도 죽게 되므로 유인균을 꾸준히 그리고 증량하여 섭취함으로써 항생제로 인해 무너진 장내 세균총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면역력은 장에서부터 오는 것이며 장 건강은 유해균보다는 유익균이 우세한 장내환경을 만들어야 하므로 면역력=유익균이 얼마나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는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나의 임신 중기는 이 정도에서 무사히 지나는 듯 했으나 임신 27주차에 조기진통이라는 병 아닌 병을 만나게 된다. 출산이 임박했을 때 일어나야 하는 자궁 수축이 미리 발생하여 진통을 겪게 되는 이 병은 병원에 입원 한 채로 라보파라는 자궁수축이완제와 항생제를 매일매일 투여하며 출산 가능 주수인 36주까지 힘겹게 버텨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2개월여 간 병원에서 생활하며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도 물론 유인균과 함께 버텨낸 시간이었다. 유인균과 함께한 이 투병기는 다음 주에 계속하기로 하겠다.

정수진 기자  hope6sky@barhy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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