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그리고 조기진통 3 (부제: 내겐 너무나도 힘든 임신과 출산 3)

​   

조기진통으로 입원하게 되면 자궁수축이완제 말고도 항생제를 계속 맞게되는데 이는 염증수치가 높아지면 조산기가 심해지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예방이자 후조치라고 볼수있다. 특히 나는 임신34주에 잇몸수술을 받으면서 보통의 임산부들이 처방받는 항생제보다 더 독한 것을 처방받았는데 두달여간 하루 세차례씩 꼬박꼬박 항생제를 맞을때마다 아기에게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항생제로 인한 부작용은 없을수도있고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지만 나의 경우엔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메스꺼움과 소화불량, 변비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임신 34주. 아닮군을 뱃속에 품고 병실에서 찍은 만삭사진]

항생제는 병원균을 없애기 위해 투여하는것이지만 유익균도 함께 죽이기때문에 장면역력이 약해지며 이는 곧 인체의 면력역 약화를 가져와 또 다른 병원균에 쉽게 감염될 가능성을 높인다. 나 역시 두 달 간 계속적으로 항생제를 맞고 있었음에도 잇몸염증으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했으니 말이다.

항생제내성이란 말도 있지 않는가? 내성이란 환경 조건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생물의 성질을 말하는데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항생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낸 자체 방어능력으로 DNA 변이를 통하여 다음에 그 항생제를 또 만났을 때 견뎌낼 수 있는 기전을 발전시키면서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다 보면 병원균이 항생제에 스스로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어 점점 더 내성이 강해지고, 이 때문에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은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저항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생겨나기도 하는데, 이를 슈퍼박테리아라고 한다. 현재 개발된 항생제 중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반코마이신도 내성이 있는 균이 있으니 항생제는 병원균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답은 아닌것이다.

한국의 항생제 내성률은 세계적으로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편이며 병원균의 감염률이 가장 높은 곳도 항생제 사용이 가장 많은 병원이니 조금만 이상증상이 나타나도 병원을 찾고 약을 쉽게 생각하는 습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항생제 남용의 무서움을 알면서도 임신 중 그리고 출산후에도 어쩔수없이 항생제를 복용해야했고 그 결과 순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면역력 약화로 한달여간을 몸 곳곳에 나타난 염증반응으로 더딘 회복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때 염증완화와 극도로 떨어진 나의 면역력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되었던건 항생제도 영양제도 아닌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과 유인균발효식초였다. 출산 후 가장 힘들었던 고통은 유선염과 회음부 회복이었는데 매일 수시로 발효식초를 희석시켜서 마시고 미지근한 약쑥물에 소량씩타서 좌욕을 한 후로는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걸 느꼈다. 특히 아로니아식초는 항염효과가 뛰어나고 맛도 좋아서 입맛까다로운 나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대신 식초는 산성이 강하니 너무 진하게 먹으면 속이 쓰리므로 되도록이면 물에 희석시켜서 꿀이나 올리고당을 첨가해서 기호에 맞게 조절해서 먹으면 된다. 유인균 발효 식초에 대한 이야기는 짧게 언급하기엔 아쉬운 내용이니 다음기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항생제를 남용할수밖에 없었던 상황들로 인해 아기에게 좀 더 좋은 (자궁)환경을 만들어 주지못한게 한이 되었던 나는 양질의 모유와 유인균을 통해서 면역력을 강화시켜줄 미생물을 선물로 주기로 결심했으며 이제부터 하나씩 그 결심을 실천하려고 한다.

정수진 기자  hope6sky@barhyo.kr

<저작권자 © 발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