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균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먹는 아기]
모든 시작은 설레임과 동시에 두렵다.
특히 나같이 모험에 대해 두려움이 많은 초보엄마는 매사에 더더욱 소심해져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아기와 연관된 것이라면 미리 걱정하고 고민하느라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게 다반사다.
그런 소심쟁이인 내가 유일하게 과감했던건 유인균에 대한 부분이었다.
재민이는 어떤 이유에선지 생후 40일쯤부터 뒤늦게 태열이 심하게 올라왔고 아토피가 의심될 만큼 심해졌다 좋아졌다를 반복했다.아토피인지 태열인지 지금도 정확한 이유와 병명은 모르겠지만 임신 중 접했던 수많은 약물과 항생제 그리고 극도의 스트레스가 영향을 주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후 백일이 지나도 호전을 보이지않자 조바심에 스테로이드제가 소량 함유된 로션을 조금씩 쓰기 시작했고 약만 쓰면 얼굴이 깨끗해지니 아주 심할때만 쓰겠다는 결심이 점차 무너지면서 점점 약을 쓰는 빈도가 높아져 주2~3회씩 꾸준히 석달가량을 발라줬다.
허나 발진과 진물이 심하던 어느날 약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자 나는 덜컥 겁이났다.
약은 치료제가 아닌 증상 완화만 도울뿐 근본적이 해결책은 아니란 생각에 약을 끊고 나만의 방식으로 관리해주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눈가리기 식으로 나 자신을 속이지않기로했다.
아토피던 알러지던 피부로 드러나는것은 표출된 증상일뿐 문제는 내부에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피부가 낫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높이는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체 면역력의 70%는 장에서 부터 오는 것이므로 유익균을 늘려 장건강을 지키는것이 중요하므로 가장 먼저 먹거리에 신경을 쓰기로 했다.
인체 면역력의 70%는 장에서 부터 오는 것이므로 유익균을 늘려 장건강을 지키는것이 중요하므로 가장 먼저 먹거리에 신경을 쓰기로 했다.
허나 이 시기(당시 생후5개월차)에 완모중인 재민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모유가 전부이기에 좋은 젖을 줄수있도록 엄마의 먹거리에 신경을 쓰면서 유인균을 조금씩 먹이기 시작했다.처음엔 아주 소량씩 맛을 보여주듯 시작해서 재민이가 이유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할때부턴 하루 2~3번(1회 1/2티스푼씩) 수유전에도 먹이고 이유식을 만드는 단계에서도 첨가해서 먹였다.
모유만 먹는 아기들은 입맛이 까다롭다더니 재민이도 처음 유인균을 먹을땐 어찌나 인상을 쓰던지 세상 처음 보는 표정을 짓더니 지금은 먹고나면 바로 수유하는 줄 알고 잘받아먹는다.
대신 재민이는 분유를 먹지않고 젖병도 거부하고 직수만 하는 아기라 분말을 수유직전 숟가락으로 털어먹여야해서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유나 유축한 모유에 녹여서 먹이면 되므로 먹이기가 전혀 어렵지않다.
[사랑하는 내 보물1호와 함께]
현재 재민이는 유인균을 직접 섭취한지 6개월째며 어찌보면 뱃속에서부터 엄마를 통해 유인균을 꾸준히 접해왔으니 유인균이 세상에 나온지 2년이채 안된걸 감안하면 세상에서 제일 먼저 그리고 오랫동안 유인균과 함께한 아기가 아닐까 싶다.
인류는 인간이기 이전부터 미생물과 나란히 진화하며 공생을 시작했을 거라고 한다.(10%인간 중)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노고로 탄생한 유인균이 나와 힘들게 세상에 태어난 아기에게 영원한 동반자가 되길바라며 초보 도시맘의 유인균으로 육아하기는 계속 될 것이다~
정수진 기자 hope6sky@barhyo.kr
<저작권자 © 발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