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보파/ritodrine(리토드린)의 성분은 리토드린염산염이며, 베타2 교감신경효능제로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자궁근육을 이완하여 자궁내에서 태아를 밀어내지 않게 하는 것으로, 조기 출산 방지를 위해서 진통 수축 억제에 사용한다. 라보파가 베타2 교감신경에 선택적인 작용을 하지만, 베타1 교감신경도 자극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베타1 교감신경이 흥분하여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의 통증, 심장 박동 수 증가 등이 발생한다. 두통, 떨림, 불안, 혈당상승, 체온이상 등의 증상도 나타나는데 이 모두 교감신경이 흥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라보파 부작용 중에 폐부종, 간독성, 신장독성도 나타날 수 있다.

 아기가 미리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독한 약물을 매일 24시간 혈관으로 주사를 했다. 라보파는 미국에서는 부작용이 심해서 금지된 약물이다. 물론 급한 상황에서는 라보파가 조산방지 역할도 하겠지만,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경험한 부분을 말하자면 빈혈이 심해지고, 몸이 저려오고 손발이 오그라지기도 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약물로 인해 변비를 더욱 심하게 했다. 또 약물의 순도를 낮추면 수축이 진행되고, 순도를 조금 올리면 갑자기 덜덜 떨기도 하고 심장박동이 심해져 숨이 가쁘고 호흡이 곤란 해져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어야 하는 위험한 고비를 수차례 겪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자식이고 금쪽같은 자식이라도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대신해 줄 수가 없음이 늘 마음을 저리게 했다. 수시로 겪는 부작용을 2개월 동안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가슴이 터질 노릇이지만, 당사자인 산모 본인은 오죽했으랴.

 낮에는 온 가족이 차례로 돌아가면서 옆에서 지켜주고, 밤이면 태중의 아기 아빠가 밤을 지켰다. 2015년 8부터 9월까지 2개월여 남짓한 날들이 지금 생각해도 산모와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나 기나긴 시간이었다.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괜찮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약물을 주입해야 하고 그 약물의 지독한 부작용을 겪으며, 소중한 한 생명의 탄생을 위해 그 상황을 감내 하는 산모의 고통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는 심신이 무척 힘들었다. 의사의 말대로 산모가 잘 견뎌내고 아기에게 전혀 이상이 없다면 그야말로 천만다행인데 말이다.
떨쳐버릴 수 없는 의혹을 마음에 담고 약물의 부작용을 겪으며 수시로 감당해야 하는 불안한 현상을 가슴 쓸어내리면서 견뎌야 했다. 부디 산모가 무사하고 아기도 무사히 나오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잉태-김종근

 옛날 조선시대에 한명회는 7삭동이로 태어나도 한 시대를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좌지우지 했다고 하지만, 운이 정말 좋았던 것이지, 장기가 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시대에서 제대로 살아남기는 어렵다. 과학이 발달한 지금은 인큐베이터에 의지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엄마의 배속처럼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제공 해주지 않는다. 적어도 9개월 정도는 엄마의 배속에 있다가 태어나야 미래 건강을 위해 다소 위로가 된다. 아기 엄마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고통을 감내하면서라도 9개월 이상을 배속에서 키우기로 한 산모의 결심에 따르기로 했고, 우리 모두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엄마, 나 우리 아기 낳고나면 하나라도 잘 키우고, 다시는 아기 낳지 않을래.” 하면서 울고 또 울고 울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위로 밖에 없었기에 위로하고 또 위로했다.

 산모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아기에게 치명적이다.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코르티솔 등의 부신호르몬이 과하게 산출되면 독소가 되어 산모와 아기에게 질병을 안겨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산모의 몸과 마음의 짐을 덜어 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병원에 꼼짝 못하고 누워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현실은 지독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그 스트레스는 아기에게 아토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걱정이 되었다. 산모도 아기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괴로워하지만 오히려 그런 마음은 아기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아기를 낳아서 볼 수 있게 만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99가지의 행복을 1가지의 불행이 덮쳐버리면 99가지의 행복은 사라진다. 그래서 좋은 생각, 좋은 마음은 산모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이럴 때는 명상을 숨을 잘 고르면서 명상을 하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어 쉬면서 가만히 배를 바라보면 아기의 움직임도 고요히 바라보면 아기가 안정감을 느껴 편안하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진통으로 힘들지만, 아기가 배속에 잘 견디고 있으니 감사하고, 또 온 가족이 협심하여 아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것도 행복 아닌가?

황세란 전문기자  hsrsky@barhy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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